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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틀 포레스트, 마음이 배고픈 날엔 이 영화 한 그릇

by flashbox 2025. 4. 15.


가끔은 말이에요.
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고,
그냥 밥 잘 챙겨먹고, 누워 있고, 조용히 숨 쉬고 싶은 날이 있어요.
그럴 때 생각나는 영화가 바로
**김태리 주연의 <리틀 포레스트(2018)>**예요.

도시에서 멀어진다는 것

혜원은 임용고시도, 연애도 다 마음처럼 안 풀려서
잠깐 숨 좀 고를 겸 고향으로 내려옵니다.
엄마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그 집,
도시와는 너무 다른 시간의 속도 속에서
그녀는 조금씩 ‘일상’이라는 걸 다시 배워요.

밭을 갈고, 제철 재료로 밥을 해먹고,
친구들과 둘러앉아 고구마도 굽고,
봄·여름·가을·겨울이 그대로 흘러가는 그곳에서요.

김태리, 말보다 따뜻했던 눈빛

이 영화를 살리는 건 단연 김태리 배우의 연기예요.
많이 말하지 않아도, 눈빛 하나, 숨소리 하나로
‘지친 청춘’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하더라고요.

그녀가 무심히 말하듯 내뱉는 대사들,
"그래서 나, 집에 왔어."
그 말 한 줄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들어있는지
영화를 보다 보면 자꾸 마음이 먹먹해져요.

음식이 주는 진짜 위로

이 영화에서 나오는 음식은 거창하지 않아요.
잔치국수, 고구마, 된장국, 감자전…
그냥 우리가 어릴 때 먹던 익숙한 집밥이에요.

근데 그게 참 이상하게 따뜻해요.
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게 아니라,
나를 위해 차리는 밥상.
이 영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위로처럼 느껴져요.

사계절이 전해주는 치유의 시간

영화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혜원의 감정도 조금씩 바뀌어요.
봄엔 싹이 트고, 여름엔 땀 흘리고,
가을엔 수확하고, 겨울엔 쉬어요.

그걸 보고 있으면
‘나도 너무 조급했구나’ 싶은 생각이 들어요.
자연도 천천히 가는데, 왜 나만 이렇게 급하게 살았지?
그런 반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영화예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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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, 리틀 포레스트는

볼거리가 화려한 영화는 아니에요.
하지만 마음이 힘들거나, 이유 없이 허한 날,
조용히 켜놓고 보고 있으면
내 마음속 어딘가를 토닥여주는 느낌이 들어요.

요란하지 않게,
"너 충분히 잘하고 있어"라고 말해주는 듯한 영화.
그리고 한 끼 따뜻하게 차려주는 밥 같은 이야기예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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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줄 평:
“위로가 필요할 땐, 누군가의 말보다 따뜻한 집밥 한 그릇이면 충분해요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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